웹3란 무엇인가
목차 / 제3부
제3부 · 쉽게 풀어낸 기술적 토대

15. 블록체인의 확장과 연결: 레이어 2, 상호운용성, 그리고 멀티체인 구상

15장 · 9 분 분량 · 구독자

이 장은 웹3(Web3)와 웹3 자신의 야심 사이를 가로막고 선, 가장 완고한 공학적 장애물을 정면으로 다룬다. 앞선 장들은 블록체인이 무엇을 새로 해냈는지를 보여 주었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어떤 기관도 믿지 않고서 함께 믿을 수 있는, 공유되고 변조에 강한 기록이 그것이다(11장 '블록체인'과 14장 '합의 메커니즘' 참조). 그러나 그 성취에는 속도와 비용이라는 화폐로 치르는 값이 붙어 있다. 수천 대의 독립된 컴퓨터가 모든 기재 사항에 하나하나 합의하도록 설계된 네트워크는, 거의 정의상, 한 회사의 데이터베이스보다 느리고 비쌀 수밖에 없다. 웹3가 수십억 명의 보통 사람을 감당하겠다면 — 옹호자들 스스로 자신을 심판해 달라고 내놓은 시험대가 바로 이것이다 — 창설기의 설계가 허용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활동을 어떻게든 처리해야 하고, 갈수록 불어나며 서로 고립되어 가는 네트워크들이 서로 대화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이 장은 이 병목이 왜 생기는지, 왜 그것이 패치 한 번으로 고칠 수 있는 단순한 버그가 아니라 깊은 트레이드오프인지, 그리고 이 분야가 내놓은 두 갈래의 큰 답 — 하나의 체인을 '확장'하는 길과 여러 체인을 '연결'하는 길 — 이 어떻게 그 병목에서 벗어나려 하는지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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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해

보통의 온라인 서비스는 당신의 거래를 한 번 기록하고 끝내는 회계사 한 명과 같다. 블록체인은 경기장을 가득 메운 회계사들이 '전원' 모든 거래를 저마다 기록하고 재차 검산한 다음, 서로 장부를 맞춰 보는 것과 같다. 이 중복은 낭비가 아니다. 우두머리 없이도 기록을 믿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이 중복이다. 그러나 그 대가로, 무리 전체는 구성원들이 따라올 수 있는 속도로만 움직일 수 있고, 회계사를 더 뽑는다고 빨라지지도 않는다. 여전히 전원이 모든 일을 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에 보안을 주는 그 중복이, 속도를 제한하는 바로 그것이다. "컴퓨터를 더 붙이면" 빨라지는 구조가 아니다. 보안이 요구하는 것은 컴퓨터들이 일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같은 일을 전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속도로 비유

톨게이트가 하나뿐인 고속도로를 떠올려 보라. 새벽 세 시, 차가 한 대씩 드문드문 올 때는 통과가 빠르고 통행료도 싸다. 그러나 명절 연휴 귀성길처럼 수천 대가 한꺼번에 몰리면 줄이 늘어선다. 블록체인의 수수료 시장에서 그 줄을 앞지르는 유일한 방법은 옆 차보다 돈을 더 내는 것이다. 톨게이트를 지나는 차로의 수는 정해져 있고, 도로가 지어진 방식의 근본을 바꾸지 않고는 그것을 넓힐 수 없다. 웹3의 확장 문제란, 일부러 좁게 만든 톨게이트로 명절 귀성길 교통량을 통과시키는 문제다.

삼각형의 세 꼭짓점에 세 가지 목표 — '빠르고 싸게', '누구에게나 열려 있게', '공격하기 어렵게' — 를 적어 놓았다고 생각해 보라. 트릴레마가 말하는 바는, 두 꼭짓점 가까이에는 편안히 앉을 수 있어도 셋 모두에 동시에 앉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더 크고 강력한 노드를 요구해서 빠르고 싸게 만들면, 보통 참여자가 밀려나 탈중앙화를 희생하게 된다. 평범한 하드웨어로 누구에게나 열어 두면, 속도에 상한이 걸린다. 블록체인 확장의 기술이란 이 삼각형을 구부리는 기술이다.

온체인 확장은 톨게이트 자체를 넓히는 것 — 원래 도로에 차로를 덧붙이는 것이다.

레이어 1은 대법원이다 — 느리고 비싸지만, 최종적이고 신뢰받는다. 레이어 2는 일상의 사건 부담을 처리하는 빠른 하급심 법원으로, 요약이나 진짜 분쟁만을 대법원으로 올려 보낸다. 대부분의 사건은 상급 법원을 번거롭게 할 일이 아예 없다.

두 사람이 메인 체인에 얼마간의 자금을 잠가 놓고 — 전세 보증금처럼 목돈을 한 번 묶어 두는 셈이다 — 자기들끼리 외상 장부를 튼 다음, 사적인 누계만 갱신하는 것으로 몇 번이고, 즉시, 공짜로 서로에게 지불한다. 비트코인에 기록되는 것은 개시와 최종 잔액뿐이다. 다만 전세와 달리 이 보증금을 쥐고 있는 것은 집주인 같은 상대방이 아니라 코드다. 라이트닝은 외상 장부의 발상을 지불 네트워크로 만든 것이다.

대법원에 사건 기록 천 건을 낱낱이 우송하는 대신, 롤업은 심리를 전부 자기가 진행한 다음 요약 문서 한 부와, 심리가 규칙대로 치러졌다는 보증서를 함께 올려 보낸다. 법원은 요약을 접수하고 보증서를 검증한다 — 일은 몇 분의 일인데, 천 건의 판결이 법원의 권위를 물려받는다.

옵티미스틱 롤업은 기사를 싣고 그 기사를 책임지는 신문과 같다. 단, 기사가 거짓임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든 일주일 안에 나서서 보상을 받아 가고, 거짓말한 신문은 벌금을 문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 대부분의 경우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으므로 시스템은 빠르고 싸게 돌아간다. 두둑한 보상을 받는 도전자가 있을 수 있다는 '위협' 자체가 시스템을 정직하게 만든다.

잠긴 방의 비밀번호를 입 밖에 내지 않고도 그것을 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상상해 보라 — 이를테면 비밀번호를 아는 사람만 꺼내 올 수 있는 물건을 들고 그 방에서 거듭 걸어 나오는 식으로. 검증자는 당신이 비밀을 안다고 확신하게 되지만, 비밀 자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zk-롤업에서 롤업은 "나는 이 거래들을 규칙 그대로 처리했다"를, 기반 체인이 거래를 한 건씩 들여다보게 만들지 않고 증명한다. 이 용법에서 "영지식"이라는 이름표는 일부 잘못 붙은 것이기도 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프라이버시라기보다 '간결성'이다. 손톱만 한 증명 하나가 어마어마한 양의 연산을 대신할 수 있다는 것.

옵티미스틱 롤업은 일단 믿고 부정행위자를 사후에 벌하며, zk-롤업은 믿기를 거부하고 수학적 증명을 선불로 요구한다. 어느 쪽이든 많은 거래가 느리고 비싼 기반 계층 기재 한 건의 보안을 나누어 갖게 한다 — 그것이 애초의 핵심이다.

전원이 모든 일을 되풀이하던 회계사들의 경기장을 떠올려 보라. 샤딩은 이들을 작은 팀들로 쪼개어 각 팀이 장부의 한 구역씩을 맡게 하고, 전원이 같은 일을 중복하는 대신 팀들이 동시에 일하게 만든다. 난제는, 각 팀이 다른 팀의 구역을 일일이 재검산하지 않고도 그것을 신뢰하게 만드는 것 — 트릴레마가 보안을 약화시키지 않고는 하기 어렵다고 경고하는 바로 그 일이다.

이더리움의 전략은 분업이 되었다. 기반 계층은 모든 것을 직접 하려는 시도를 멈추고, 레이어 2 롤업들이 요약을 붙여 두는 값싸고 안전한 게시판이 된다. 무거운 일은 롤업이 한다. 살아남은 형태의 샤딩이란 그 게시판을 넓히는 일이다. 공언된 종착지 — 초당 여섯 자리 수의 거래 — 는, 도달한다면, 블록체인을 세계 최대 결제 네트워크들과 같은 체급에 올려놓을 것이다.

모든 블록체인은 자기 등기소만 두고 자기 등기부만 인정하는 나라와 같다. 한 등기소에 오른 등기가 다른 등기소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 각 등기소는 자기가 직접 기록한 것만 믿기 때문이다. 이런 등기소가 수백 개인데 그 사이를 잇는 공동의 우체국이 없으니, 가치나 정보를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일이 미해결의 중심 문제가 된다. 시장 사이를 가치가 자유로이 오가지 못할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한국 독자가 이미 몸으로 안다 — 자본이 국경을 자유롭게 넘지 못해 국내외 거래소 사이에 가격 차가 벌어지는 김치 프리미엄이 그 한 예다. 체인들 사이에서는 그 고립이 기술의 층위에서 되풀이된다. 이것이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문제 — 서로를 불신하는 별개의 블록체인들이 어떻게 자산과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봉인된 등기소에서 다른 등기소로 동전을 물리적으로 들고 갈 수는 없으므로, 브리지는 수탁자 노릇을 한다. 첫 번째 체인의 금고에 당신의 동전을 잠가 두고, 두 번째 체인에서 차용증(IOU) 토큰을 건네며, 금고에 진품이 들어 있다고 약속하는 것이다. 그 차용증의 신뢰도는 언제나 금고와 그 뒤에 선 수탁자의 신뢰도까지, 딱 거기까지다.

브리지가 무너진 것은 밑에 깔린 블록체인이 고장 나서가 아니라, 브리지 자체가 신뢰받는 중개인 — 블록체인이 없애기로 되어 있던 바로 그 종류의 단일 통제 지점 — 이었기 때문이다. 브리지는 모두의 돈이 들어앉은 금고가 되었고, 그래서 모두가 털려고 달려드는 금고가 되었다. 값비싸게 얻은 교훈은 이렇다. 수탁형 브리지로 체인들을 볼트로 조여 붙이는 것은, 새로운 탈중앙화 세계의 이음매마다 낡은 중앙화 세계의 취약성을 재생산한다.

독립 블록체인들이 저마다 군대를 자비로 유지해야 하는 주권 국가라면, 폴카닷은 모든 회원국을 지키는 단일한 공동 방위군을 두되 각 나라는 자기 법을 유지하는 연방에 가깝다. 파라체인들은 저마다의 전문 분야 — 하나는 금융, 하나는 게임, 하나는 신원 — 에 특화하되, 보안이라는 어렵고 비싼 문제를 처음부터 각자 풀 필요가 없고, 공동의 보호자를 나눠 갖기에 해킹당할 수 있는 별도의 브리지를 믿지 않고도 서로 통신할 수 있다. 이 비유가 어긋나는 지점은, 회원 체인들이 저마다의 규칙을 지닌 진짜 별개의 시스템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연방이 공급하는 것은 보안과 메시지 계층이지, 단일한 통일 정부가 아니다.

인터넷이 작동하는 것은 어느 회사 제품이든 모든 기기가 데이터를 옮기는 같은 표준 프로토콜을 말하기 때문이다. 어느 메일 서비스에서 보낸 이메일이든 다른 어디로든 닿는 것은 공통의 우편 언어를 나눠 쓰기 때문이다. IBC는 블록체인을 위한 그 공통 언어가 되려 한다. 체인 한 쌍마다 맞춤형의 신뢰받는 브리지를 짓는 대신, 각 체인이 "IBC를 말하는 법"을 익히기만 하면 같은 언어를 쓰는 다른 모든 체인과 통신할 수 있다. 두 비전은 강조점이 다르다. 폴카닷은 공동의 군대(공통 메시지 계층을 갖춘 풀링된 보안)를 내놓고, 코스모스는 공동의 우편 제도(공통 통신 표준을 갖춘 주권적 체인들)를 내놓는다.

웹3의 약속 전체 — 플랫폼이 아니라 이용자가 소유하는 인터넷 — 는 그 배관이 수십억 명을 감당하면서도, 사실상 또 하나의 힘센 문지기 집단이 되어 버리지 않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확장은 곁가지가 아니다. 그것은 이 비전이 현실과 부딪히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가리는 시험이다.

이 장에서 다루는 내용

  1. 블록체인은 왜 느리고 비싼가
  2. 블록체인 트릴레마
  3. 온체인 확장과 그 한계
  4. 오프체인 확장: 일은 다른 곳에서 하고, 정산만 온체인에서
  5. 롤업: 이더리움 확장의 주역
  6. 샤딩: 일을 쪼개기
  7. 또 하나의 문제: 서로 말이 통하지 않는 너무 많은 체인
  8. 브리지, 그리고 브리지는 왜 자꾸 뚫리는가
  9. 설계된 멀티체인: 폴카닷의 공유 보안
  10. 설계된 멀티체인: 코스모스와 블록체인 간 통신 프로토콜
  11. 확장이 왜 '웹3가 수십억 명을 감당할 수 있는가'를 판가름하는가
  12. 종합

이 장에서 설명하는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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